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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및 드라마 리뷰

<동백꽃 필 무렵>, 하마같은 힘이 필요할 때

by 바람의빛깔 2024.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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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필 무렵 포스터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포스터

 

드라마 줄거리

주인공 동백은 너무 이뻐서 등장부터 작은 마을 옹산의 화제의 인물이되었지만, 고아로 자라 미혼모가 된 술집여자로 박복의 상징으로 불리게 됩니다. 마을 사람들은 혼자 술집을 운영하며 어린 아들을 키워내는 그녀를 안타까워하면서도, 나쁜 일이 생기면 그녀를 가장 먼저 탓합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기 가게를 마련해 장사를 하고, 무례한 손님에게 해야 할 말은 어렵더라도 당차게 꼭 하는 그녀도 주변의 시선 때문에 스스로를 불쌍하고 재수 없는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따뜻한 응원을 퍼붓는 남자 용식을 만나게 됩니다. 처음에 대뜸 손님에게 떼인 돈을 찾아주더니, 동백의 편이 되어주겠다고 나서고, 나중에는 대견하다며 세상 처음으로 칭찬을 해주서 동백을 울립니다. 처음으로 이토록 잘하는 사람을 만나 고마운 마음이 무섭다가도, 또 세상에 다시 맞설 힘이 생깁니다. 용식을 만나고 나서 박복한 인생, 불행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생각을 깨고 동백은 자신도 폼 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용식 어머니의 반대, 동백의 아들의 친아빠의 갑작스런 양육권 주장, 동백의 아들에 대한 걱정, 고아원에 맡기고 도망간 동백 어머니와의 재회 등으로 용식과의 연애가 순탄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동백을 위협하는 연쇄살인마 ‘까불이’로 인해 옹산 마을 사람들까지 힘을 합치게 되고, 동백도 힘을 얻게 됩니다. 동백이 혼자 있으면 범죄 위험에 노출될까 자주 들리며 동백을 응원합니다. 나중에는 고아원에 버린 줄 알았던 친엄마의 진심도 알게 되며, 동백의 마음 한 구석에 있던 버림받았던 아이라는 어둠도 걷혀지게 됩니다. 이러한 사람들의 마음이 모여 마지막에 연쇄살인범 ‘까불이’를 단독으로 마주하였을 때조차 동백은 오히려 대담하게 맞서게 되고 마을 사람들도 다 힘을 합쳐 물리치고 경찰에 인도됩니다. 

 

명장면 명대사

용식이가 동백이에게 잘 해 준 장면은 무수히 많지만, 생일을 축하해 준 장면이 인상깊었습니다. 고아로 자라서 동백은 자신의 생일조차 정확히 모르고, 고아원에 들어온 날이 생일로 등록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동백은 생일을 떠올리면 자신을 버린 엄마가 떠올라서 끔찍한 날로만 기억하고 축하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용식이 오히려 꽃으로 뒤덮은 옥상을 준비하고, 진짜 생일을 모르니 자신이 동백이의 매일을 생일로 만들어주겠다고 편지로 전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습니다.

또한 동백이가 죽을 뻔한 화재현장에서 용식이가 결혼하자고 한 프로포즈도 너무 감동적이었습니다. 자꾸 자신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용식이에 대한 미안함으로 처음으로 알리지 않고 찾아간 곳에서 까불이의 계략으로 화재현장의 한복판에 있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또 자신 때문에 용식이가 병원에 누워있는 모습을 보며 동백은 이제 다른 사람처럼 용식이도 나를 버리겠구나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용식이는 도리어 결혼하자는 프로포즈를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붙잡는 게 아니라 놓차주려는 동백에게 용식은 동백의 운명이 불운하다면 자신의 운명 안에 동백이 들어오면 된다고 말하여 감동을 선사합니다.

마지막에 동백 친엄마의 편지 나레이션 장면은 이 드라마의 전체 주제를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동백의 친엄마는 투석을 계속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동백이 신장을 이식해주겠다고 하자, 더이상 짐이 되고 싶지 않은 엄마는 보험금을 얻을 수 있게만 해두고 병원에서 죽음을 기다립니다. 동백과 용식이 어렵게 친엄마를 찾았을 때는 이미 위급한 상황이었으나, 친엄마의 진심이 편지에 있었습니다. 동백이 보지 않는 곳에서 먼 발치에서 동백이를 계속 보고 있었다는 것도 알게 되며, 어린 시절의 상처가 치유되는 장면이라 인상깊었습니다. 결과적으로도 옹산 마을 사람들의 염원이 하늘에 닿았는지 기적적으로 어머니도 살아서 해피엔딩으로 끝이나 좋았습니다.

 

개인적 감상평

누구에게나 자신을 막아서는 트라우마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멘탈이 강하다 하더라도 사람들이 준 상처의 말은 시간이 지나 흡수가 되고, 미래의 선택들에도 영향을 주어 스스로를 제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동백꽃 필 무렵>은 누구에게나 동백꽃이 있고 그것이 피게 될 시기가 있을 뿐이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혼자서 이겨내기 어렵다면 자신을 믿고 지지해주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자신의 의지를 굳건히 한다면 과거의 상처도 극복해나갈 수 있다고 말하는 따뜻한 드라마입니다.

드라마의 특성상 갈등요소가 있어야 했기에 따뜻한 로맨스물이 스릴러물이 한 스푼 첨가된 느낌의 드라마입니다. 마지막까지 동백이를 괴롭히는 까불이의 정체를 숨겨 관객들도 함께 찾아볼 수 있게 합니다. 이 드라마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악인의 정체를 밝히고 벌을 받는 장면만 보여주지 않습니다. 끝까지 세상 탓을 하며 도리어 자신의 범죄를 미화하며 위협하는 까불이를 향해서 반격하며 경고하는 용식이의 모습으로 마무리되어 좋았습니다. 그리고 가장 인상깊었던 점은 결국 까불이를 잡은 것은 동백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용식을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동백을 도왔지만, 삶의 주체에는 본인이기에 주어진 운명에서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것도 본인에게 있음을 알려주는 것 같았습니다. 

 

밝은 얼굴의 자신의 운명을 믿는 용식이도 알게 모르게 그가 행복하게 살게 하기 위해 희생하며 산 어머니의 그늘 안에 있었기 때문임을 보여줍니다. 타고난 운명 같은 것은 없으며 사소한 것이라도 당연한 것은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이 드라마를 보면 주변 사람들의 소중함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며, 나도 동백이처럼 주변 사람들의 지지를 너무 쉽게 보는 것이 아닌가 힘을 얻게 되어 봤던 장면인데 몇 번이고 보게 됩니다. 못 보신 분들이 있다면 꼭 한번 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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