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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및 드라마 리뷰

<미스터션샤인> 조선시대의 영광과 새드엔딩

by 바람의빛깔 2024.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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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션샤인> 드라마 포스터

<미스터션샤인> 줄거리

이 드라마는 일제강점기 한국을 배경으로 외국의 강대국들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독립을 위해 투쟁하는 의병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최유진은 노비로 태어나 신분제로 차별받으며 자라다 결국 억울하게 부모를 눈앞에서 여의게 됩니다. 부모가 목숨을 바쳐 어린 유진이만 겨우 도망쳤으나 도망친 노비들을 잡는 추노꾼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고 도자기 장인인 도공 황은산의 집으로 피해 위기를 면합니다. 그리고 황은산의 집에 들린 미국 선교사의 도움으로 미국 군함에 몰래 숨어들어 미국으로 가게 됩니다. 아무것도 없이 미국에 왔기에 그곳에서 괴롭힘을 당하지만, 미군들의 눈에 띄어 미군 군인 신분으로 살아갑니다. 이후 미국은 필리핀을 식민지로 얻는 조건으로 조선을 일본에 넘겨버리는 밀약을 체결하고, 최유진은 조선으로 발령됩니다. 어느덧 유진은 조신인이 아닌 미국인의 신분이 되고 유진 초이로 개명된 상태로 조선땅을 다시 밟습니다.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부모만 생각하면 괴롭힌 사람들에 대한 복수심이 가득하였으나, 자신을 버린 나라를 위해 싸우는 의병들을 보며 조선을 지켜야겠다는 마음으로 돌이키게 됩니다.

 

조선 사대부 영애이나 신분을 숨기고 의병활동을 하는 고애신을 만나게 됩니다. 충분히 누리고 편안하게 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라를 위해 싸우고, 나라를 지키다가 세상을 떠나신 부모님이 있다는 사실에 연민을 느끼며 서로 가까워져 사랑에 빠집니다. 이후에는 일본인들에게 쫓기는 그녀를 지키기 위해, 미군의 신분을 이용하다 미군의 신분을 빼앗기고 감옥에 갇히게 되었으나 그는 후회하지 않고 끝내 애신의 옆을 지킵니다. 그리고 조선이 일본에 빼앗기는 것을 보고 있자니 밥이 넘어가지 않는 의병들이 일본에 잡혀갈 위기가 닥치자 목숨까지 바치며 의병들을 구합니다. 

 

애신을 사랑하는 남자는 유진 외에도 있었는데 그 중 김희성은 겉으로는 유쾌해보이지만 대지주인 아버지가 일본의 편에 서서 괴롭힌 많은 사람들에 대한 죄책감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희성은 사실 집안끼리의 약속으로 애신과 혼인할 수 있었으나, 애신이 유진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고 애신을 놓아줍니다. 그리고 외국에 의병활동을 전하는 기자로 살며 의병활동을 돕습니다. 애신을 사랑한 구동매도 위급할 때마다 애신을 구하는데, 백정의 아들로 최유진과 같이 부모를 여의고 급히 도망치다가 애신의 도움을 받았기에 애신에게 마음의 빚을 지고 살아가는 인물입니다. 그도 일본으로 건너가 돈이라면 무엇이든 하는 사람으로 바뀌어 살아가며 무신회의 수장이 되어 조선으로 돌아옵니다. 부모의 원수에게 복수를 하고, 일본의 편에 서서 조선인들을 괴롭히며 살지만 자신을 살려준 애신을 보고 마음이 바뀌어 결정적인 순간에는 조선의 편에 서 의병을 돕습니다. 고애신은 의병활동으로 목숨을 잃을 위기의 순간을 여러번 만나지만 그녀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도움으로 끝까지 살아남으습니다. 조선이 해방되는 순간이 드라마에 나오지는 않았지만, 수많은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싸우는 의병들의 모습이 더 희망차 보이고 결말에 더 적합하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드라마 명장면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최유진이 자신의 신분을 모르는 애신에게 자신의 신분을 처음으로 밝히는 장면입니다. 애신은 그가 노비였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습니다. 조선의 법도상 노비는 재산으로 보기 때문에, 결혼은 고사하고 말을 섞는 것조차 조심해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독립한 조선에는 노비도 살 수 있는 것인지 물어봅니다. 사대부 영애로 살아온 그녀는 나름 자신은 나름 낮은 신분의 사람들도 존중하며 살아왔다 자부하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유진의 물음에 자신이 노비나 백정은 그녀의 세상에 전혀 없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사실 그들은 주권을 빼앗기기 전에도 사람으로써 대접을 받지 못하고 살았기 때문에 주권을 되찾아온들 지배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만 바뀌는 것일 수 있기 때문에 유진은 애신에게 이러한 질문을 한 것입니다. 애신은 노비나 백정들보다 자신이 당연히 위에 있다고 생각하고, 다시 주권을 찾아온 조선에 그들의 자리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것을 깨닫고 부끄러워합니다. 단순 로맨스물을 뛰어넘어 주제의식이 명확한 장면이라 인상깊었습니다.

 

두번째로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일본 군인들에게 죽을 위기에 처한 애신을 지키기 위해, 그녀 주위로 어깨동무를 하고 막아서는 사람들을 보여 최유진이 감탄하는 장면입니다. 무기 하나 없지만 단순히 그녀만을 지켜야한다는 의지로 각종 무기가 있는 일본 군인들을 가로막자, 군인들이 도리어 조선인들의 결연한 의지에 두려워하며 돌아섭니다. 이 장면이 인상깊었던 이유는 애신도 자신의 목숨을 걸고 다른 조선인을 지킨 적이 있었는데, 이를 말리는 유진에게 언젠가 자신이 저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말하며 끝까지 지켰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무기를 가지고 싸운 의병 뿐만 아니라 외국에 우리나라의 상황을 알린 기자의 중요성을 알린 장면도 좋았습니다. 조선의 의지와 상관없이, 조선에 상주하는 나라들에 의해 좌지우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진이는 다른 나라들에 의병활동을 알리고자 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알려지는 것을 오히려 반대하며 소용없을 것이라 말합니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의병들을 독려하며 아무도 알고 싶어하지 않아도 시도해보자고 독려합니다. 그리고 싸움이 일어나는 상황 속에서 김희성은 사진기를 들고다니며 사람들에게 사실을 알립니다. 또한 역사에 남겨 대대로 우리나라가 겪은 모욕을 기억하고, 우리나라를 위해 싸운 사람들을 추모할 수 있게 합니다. 

 

개인적인 서평

영상미도 이쁘고 서사도 탄탄하여 드라마보다는 영화를 보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역사물에 로맨스물이 합쳐져 자칫 역사 고증도 실패하고 흔한 로맨스물로 끝날 수 있는데, 어느 하나 놓치지 않은 드라마라고 생각합니다. 역사고증 측면에서도 나라를 뺏긴 상황을 표현하면서, 조선시대 신분제도로 인한 불합리함을 이야기했습니다. 단순히 일본 뿐 아니라 미국, 러시아, 프랑스 등 다른 나라들이 조선을 두고 벌어지는 이권다툼과 그 사이에서 자신의 이익을 챙기려는 조선인까지 다양한 등장인물을 통해 보여줍니다.

 

로맨스물 측면에서도 세 명의 남자들의 이야기가 너무 빠르지 않게 전개되고, 위기의 순간에 있는 나라의 상황으로 인해 그들의 사랑이 더 극적으로 보이게 되며, 큰 애정표현이 없이도 더 애틋하게 보이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그 외에도 조연들도 풍성하게 나와 유머러스하게 웃겨주어, 너무 우울하지 않게 볼 수 있는 드라마입니다. 또 대사 하나를 하더라도 시를 쓴 듯이 구절마다 운을 맞추거나, 일부러 비슷한 단어들을 연속으로 배치해서 대사가 더 기억에 남았습니다.

 

이 드라마의 가치가 높은 이유는 분명 독립한 우리나라이지만 아직도 외국의 정세에 따라 휘둘리는 우리나라이기 때문에 몰입하며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독립을 위해 싸운 의병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빼앗길 지언정 내어주지는 않아야된다 생각했습니다. 또한 개인적인 복수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으나, 최유진은 가슴 아픈 과거에도 부모의 잘못이 자식의 잘못이 되지 않는다며, 복수에 멈추지 않고 지나쳐 나아가는 방향을 이야기합니다. 외교관계는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선택을 해야된다고 간접적으로 이야기하는 것 같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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